이 책은 '나'라는 사람을 DNA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또한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DNA 관점에서 설명하기도 한다.
우리는 어떤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때 '외모' 나 '성격'으로 그 사람을 표현한다. 여기에서 '외모'는 유전적으로 가장 잘 드러나는 요소이며 직관적이다. 우리는 대부분 우리 부모 둘 중 누군가와 닮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격은 어떨까?
종종 우리는 성장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너는 누구 닮아서 그렇게 성격이 급하니?", "너는 누구 닮아서 똑똑한가 보다"
이 책은 위의 말들이 그저 추측과 우연이 아닌 필연적이라는 증거를 제시한다.
우리는 정해져있다.
지금의 나는 33년전 (현 32살) 엄마 뱃속에서 정해진 그대로 살아가고 있다. 태어났을 때 부터 나의 성격, 성향, 지능은
거의 정해져 있는 것이다.
나의 타고남과 환경이 만나 지금의 내가 되었다.
당신의 DNA속에는 당신의 잠재적 버전이 아주 많이 들어 있다. 당신이 거울에서 보는 사람은 그 많은 버전 중에서 당신이 수정된 후로 노출 되었던 독특한 상황들로 빚어진 한 사람일 뿐이다. _p32
여기에서 내가 흥미를 가진건 나의 잠재적 버전이다. 어쩌면 내가 다른 환경에서 자랐다면 나는 지금의 나와 전혀 다른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 시점, 나는 이제 100일된 아들을 두고있는 아빠이다. 아들이 나를 너무 닮아 신기하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나의 안좋은 점까지 닮을까 걱정이 앞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도 내안에 수 많은 잠재적 버전이 들어 있듯이 내 아들도 좋은환경에서 자란다면 나와 내 아내에게서 발견되지 않은 '타고남'이 우리 아들에게 발현될 수 있다는 이야기 이기도 하다.
'영재성', '천채성' 을 말하는 것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의 '특성'을 자식에게서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야채를 안먹는 이유
나는 야채를 안좋아한다. 육류를 좋아하고, 고기를 구워 먹을 때도 쌈채소는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아내한테 맨날 혼나서 마지못해 하나씩 쌈을 싸서 먹기도 한다.
신기한건 우리가족 거의 모두가 야채를 잘 안먹는다는 것이다. 몰랐지만 나는 '초미각자'였던 것이다.
초미각자는 혀끝이 보통의 사람들 보다 더 민감한 사람들을 말하는데 이것이 내가 야채를 먹을 때 거부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것을 얼마전 아내와 저녁식사 중 야채샐러드 나에게 내밀었을 때 설명해주었는데 혼나기만 하고 별로 소용은 없었다.
각 사람마다 몸에 맞는 음식 안맞는 음식을 '유전자변이'를 통해 설명한다.
중독과 환경
사람마다 어떤 행동에 대해 중독이 잘되거나 잘 안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마약에 쉽게 중독되고 어떤 사람은 거부반응으로 중독이 되지 않는 경우이다.
이것은 우리 안에 있는 유전자와 어떤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의 궁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의지와 상관없이 '딱 한번' 호기심에 했다가 재수없게 영원이 중독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을 바꿀 수 있는 것 또한 '환경'이다.
영유아, 청소년기에 좋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중독이 더 쉽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뇌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나이에 중독에 노출이 되면 뇌는 점점 중독물질에 대한 거부반응이 사라지고 더 높은 쾌락을 원하게 된다. 그렇게 성인되어서도 중독에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애초에 아이들이 중독물질에 의지하지 않고, 좋은 자극이 있는 환경에서 자란다면 좋지 않은 '중독'을 피해갈 수 있다.
현재 전 세계는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특히 한창 뛰어놀고 친구들과 유대관계를 쌓아야하는 어린이들에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지금 현재 상황을 잘 이겨내고 계신 부모님들과 아이들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고싶다.
당신 탓이 아니다.
우울한 아우라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불행을 자처하는 사람도 있다.
또는 목소리가 크고 항상 활기가 넘치는 사람이 있다.
우리의 기분과 성격을 좌우하는 유전자는 태어났을 때 이미 정해져있다.
그리고 자라나는 환경에 따라 우리는 감정의 기저선이 정해진다.
우리에게는 좋은 상황이든 불행한 상황이든 자신의 상황에 적응하는 강인한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_p188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기분을 항상 관리하고 유지하기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본인 의지만으로 안되면 꼭 '정신' 상담을 받는 것도 추천한다.
정말 내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책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타인을 돕는 사람이라고 한다. 몇년 전 우리에게 '자존감' 이라는 키워드가 유행이었을 때 봉사가 자존감을 키우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기사를 본 적 있다.
봉사를 해본적은 없지만,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때 '자존감'이 높아지는 건 맞는 것 같다.
범죄는 무엇으로도 용서 받지 못한다.
유전자변이에 의해 더 난폭하고 참을성이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이들을 '분노조절장애' 라고 부른다.
하지만 요즘 유튜브 블랙박스 영상이나 기사들을 보면 '선택적 분노조절장애'도 많은 것 같다.
즉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분노하고 강한사람에게는 고개를 숙이는 행동이다.
얼마나 비열한 사람들인가.
요즘 포털사이트기사들을 보면 거의 매일 학대, 폭행, 왕따 등 안타까운 기사들이 많이 나온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들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것. 처벌이 강화된다면 '선택적 분노조절장애' 환자들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또 누군가 범죄를 일으킬 만한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서 누구나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다.
결국 자신이 가진 '패'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이다.
선천적 인격장애인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 모두 범죄자가 되지 않는다. 이들 중엔 크게 성공한 사람도 많다고 한다.
같은 유전자변이를 가졌음에도 누구는 사회악이되고 누구는 사회의 이익을 가져다 주는 사람이 된다.
그것은 어릴 적 환경이 결정한다.
"월드롭의 변호사들은 그의 유전적 성향이 어릴 적 아동학대의 경험과 결합되면서 살인 행위를 거의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효과적으로 변론을 펼쳤다. _p214"
아동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과 관심 그리고 아이들이 법으로써 철저히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으면 하는 바램이다.
신경가소성과 메타인지
"8.나의 정신과 만나다 챕터" 에서는 기존에 뇌에 대해 알고 있던 지식이 나왔다.
뇌는 평생에 걸쳐 변화한다는 이론 '뇌의 가소성'은 뇌 과학 연구에서 큰 발견이였고 나와 같은 그리 똑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무엇을 더 많이 할 수록 그 '무엇'에 대한 뇌의 신경회로인 '뉴런'이 더 활성화 된다.
엉덩이가 무거워야 공부를 잘한다는 말이 있듯이 어느정도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어느정도 물리적 시간이 충족되면 그 이후부터는 메타인지의 싸움인것 같다.
같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개개인마다 학습의 성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들은 효율적인 학습을 추구한다. 단순 물리적시간만 채우는 학습이 아닌 자신의 현재 '상태'에 기반한 학습전략을 세운다. 아는 것을 더 반복하지 않고 모르는 것에 대한 탐색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일반인들에게 프로그래밍 지식을 알리기위해 만들어진 '생활코딩'의 창시자 이고잉님은 초심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지식의 핵심은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상태'라고 말씀하셨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내용이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기 위해선 기반지식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어느 분야에 대해 전체적인 흐름과 맥락을 얕게나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공부하다보면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 수 있고 그 부분만 구글링을 통해 알아가면 된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 된 '구글링'은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어렵다. 저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머리를 좋게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나와있다.
과학에 따르면 뇌의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은 잘 먹고, 잘 운동하고, 잘 자는 것이다.
... 그리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_p289
뇌를 좋게 하는 음식, 적정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은 모두 뇌에 좋다고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나도 2019년 3월경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현재는 육아를 하느라 뛰지못하고 있지만 내가 이렇게 하나의 운동을 6개월 이상 꾸준히 한 것은 처음이다.
달리기를 시작한 이유는 머리를 좋게한다는 연구결과를 보고 시작했다. 그리고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라 사람들과 같이 하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다는 매력에 끌려 시작했다.
달리기효과에 대한 무수히 많은 연구결과와 후기들이 많은데 나는 그들처럼 규칙적으로 뛰지 않아서인지 엄청난 긍정적 경험을 하진 못했지만 확실히 스트레스해소에는 직빵이라는 것을 느꼈다.
기분이 꿀꿀하거나 답답할 때 나는 제일 먼저 생각나는게 달리기다. 그냥 나가서 한 바퀴 뛰고오면 부정적 감정들이 많이 사라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뇌를 건강하게 한다는 것.
어릴 적부터 집돌이인 나는 외부에 나가는 일이 극히 드물다. 가족행사나 특별한 친구들 모임이 없는 이상 나는 항상 집에 있다.
조용한 곳에서 혼자 쉴 때 나는 에너지가 충전된다.
그러던 중 작년 말에 문뜩 이런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살아도 되나? 내가 너무 폐쇄적으로 살아가는 거 아닌가?"
그럴만도한게 가정이 생기고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나에게는 거의 매일 똑같은 자극이 주어진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 어제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업무를 하고 같은 업종의 사람들을 만나며 일을한다.
나름 자기계발을 한다며 혼자 책을 읽고, 운동도 하고 업무관련 공부도 하지만 결국 바운더리 안에서만 행동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그전부터 느끼고 있었지만 '용기'가 없어 그냥 무시했다. 이제 무엇을 하든 더 발전하려면 '사람들'과 같이 해야한다는 것을 느끼고, 내 생각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가 중요하다고 느낄 찰나에 "씽큐 온" 독서모임이 타이밍 좋게 내 앞에 딱 나타나 운 좋게 참여하게 되었다.
옮은 선택을 한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읽고 나서
생명과학적인 전문지식이 지루하지 않게 저자가 유머스럽게 이야기를 잘 풀어냈단 생각이 든다.
미국식 유머가 내게 잘 안맞는 탓일 수도 있지만 일부 '선 넘는' 유머도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 나온 여러가지 실험들은 우리에게 우리의 행동의 근거가 되는 생물학적 이론을 많이 알려주었지만 결국엔
아직 불확실한 것이 많고 증명해야할 것들이 아직 너무 많이 남아있기에 고정적인 시선보단 참고용으로 보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또한 우리가 '개인 의지 영역'으로 보는 것들. 예를 들어 '비만', '산만함', '우울함', '주량' 등 은 실제로 유전적 특성일 수 있음을 이해하고 타인을 조금 더 너그러운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도움을 준 것 같다.
결국 중요한 것은 환경이며 아빠, 엄마의 역활이 모두 중요하다는 것.
얼마 전 처음으로 아빠가 되었기에 관심있게 읽었고, 아빠로써 조금 더 좋은 유전자를 물려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도 들게 하는 그런 책이였다.
책의 본문에서 '마음챙김' 명상이 언급되는데 다음 책이 "마음챙김" 이라 얼른 읽고 싶다.
그리고 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