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올해로 나는 결혼 5년차이다. 내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는 결혼을 빨리한 편이다.
현재 아내와는 3년정도 만나고 결혼을 하였다.

그렇게 연애와 결혼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진행되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결혼을 후회한 적 없으며, 조금 더 즐길 걸, 더 나이먹고 결혼할 걸 이라는 생각을 해본적 없다.

요즘 시대에는 결혼이 필수가 아니며, 오히려 결혼을 하면 불행해진다는 뉴스와 주변의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

나는 지금까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유부남”을 단 한명도 본 적이 없다. 항상 그들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결혼 하지마라”, “하더라도 최대한 늦게해라” 였다. 그때도 이해가 안됐지만 지금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이미 시작해버린 결혼생활을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
누군가와 함께 평생을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며 어떤 책임이 주어지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할지

실천하기는 힘들지만 현실적인 조언

을 해주는 책이다.

 

결혼. 해? 말아?

현대사회는 결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반드시 해야만하는 숙제같은 것에서 이제는 선택사항이 되었다.

만약 결혼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다음 질문은 이렇다.
“근데 결혼하면 무엇이 좋은거지?”

친구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이다.
저 질문에 나는 뭐 특별한거 없이 무미건조하게 “그냥 좋아” 라고 대답했던 거 같다.

자주 듣는 질문이기도하고, 진짜 그냥 좋기 때문이다.

21세기의 사람들은 결혼생활에서 인내심 이상의 것을 원한다. 사람들은 결혼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를 원한다. “우리는 지금도 결혼을 사랑과 열정의 정점으로 생각하고, 가정을 안식처로 여긴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자기실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결혼을 충분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 _p31

어쩌면 결혼이라는 잘못된 선택으로 본인의 가치를 잃어버릴까 두려운 마음도 이해가 된다.
그래서 누군가 내게 “결혼하면 어때?” 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좋다라고 이야기 한다.
조금 더 자세히 물어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라고 이야기한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너도, 나도

나는 결혼을 하기 전 아내와 1년정도 동거를 했다. 다툼은 동거할 때 가장 많이 일어났던 것 같다. 주말동안 하루종일 같이 있고, 퇴근하고도 볼 수 있다는 설렘도 잠시. 서로의 차이를 느끼며 그것이 불만이 돼 서로 싸우기 시작했다.

1년 정도를 거의 같은 문제로 싸운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매일 같이 싸우던 주제로 싸우는 일이 없어졌다.
“다름” 에 대해 인정을 하고난 뒤 였던 것 같다.

나는 아내와 내가 서로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것을 ‘틀리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확대해석 하여 일방적인 불만을 표시했고 그것이 싸움이 된 것이었다.

그리고 상대 입장에서 변하지 않는 건 “나도 마찬가지다.”

 

고맙습니다

나는 이 말을 참 못한다. 아내는 나에게 잘한다. 잘한다기보단 노력한다.
사실 아내에게 고맙단 말을 들으면 뭔가 머쓱하다. 기분이 뭔가 아리송하달까...

최근들어 나는 “부드러운 말투” 와 “사과”를 잘하려고 노력 중이다.
요즘 아내가 육아에 지쳐 신경이 날카로울 때가 많아 날선반응을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조금 더 착한?말투와 미안하다고 먼저 이야기를 하고 대화를 시작한다.
실제로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사소한 변화가 결혼생활에 차이를 만든다고 한다.

배우자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은 결혼의 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하고 일관된 예측 변수 였다. _p47

 

익숙하지 않은 편안함

신혼생활 때 아내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많이 했다.
“이제 내가 여자로 안느껴지지? 왜냐면 서로 너무 편하게 대하니까”

물론 처음 연애를 시작하는 설렘이 사라진 건 맞다. 그런데 서로 편안함에서 오는 안정감도 무시를 못한다. 나와 아내는 둘다 집돌이, 집순이에 둘다 약간의 오타쿠 기질이 있다.

밥먹다가도 드라마 명대사를 따라하고, 쌩뚱맞게 춤을추며 화장실에서 나오며 같이 춤을 추는 등.. 뭔가 서로 이상한 행동들을 할 때가 있다.

나는 이런 것도 서로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보면 웃기긴 하지만..)

 

우선순위

아내와 내가 둘다 집돌이 집순이에 오타구적 성향이 비슷하다고 이야기 했지만, 그 안에서 완전히 반대인 것도 있다.

나는 혼자 ‘조용하게’ 있는 것을 좋아한다. 티비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정말 조용하게 혼자 방안에 있는 걸 정말 좋아한다.

그런데 아내는 내가 그러고 있으면 본인과 있으면 지루해서 그런 줄 안다.

나의 즐거움만 챙기느라 정작 아내의 즐거움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상대의 즐거움을 위해 나의 즐거움을 조금 내려놓는 것. 어떤가? 해볼 만하지 않은가? _p65

 

어떻게 싸울 것인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20년을 넘게 자라 이제 같이 산지 몇년 됐을 뿐인데 서로 안싸우고 지낸다는 건 말이 안된다.

결혼 전, 아내와 내가 자주 싸울 때 아내는 “우리가 정말 같이 살 수 있을까? 서로 안맞는게 아닐까?” 라는 고민을 많이 이야기 했다.

그때마다 나는 “사람이 안싸울수 없다. 어떤식으로 싸우고 어떤 식으로 풀어가느냐가 중요한 거 아니겠냐” 라고 이야기 했던 기억이 난다.

정작 잘 싸우면 문제없다고 이야기 했지만, 항상 잘 싸우지 못해서 문제인 것 같다.

건설적인 싸움의 비결은 상대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게 해주면서 싸우는 것이다 _p81

보통 우리의 싸움형식은 상대를 비난하며 시작한다. 그것이 수위가 더 높아지며 싸움의 레벨도 올라가는 것이다.

이제부터 문제의 대상을 '당신'이 아닌 '나'로 바꾸면 어떨까?

 

최고의 교육

예전에 “자녀교육” 에 관한 유튜브를 보던 중 정말 공감가는 이야기를 들은 적있다. 그 이야기는 바로 “화목한 부부관계가 자녀교육의 50%를 차지한다”

난 이 이야기를 듣기 전에도 줄곧 이렇게 생각해왔다.
화목하지 않은 가정은 항상 아이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들을 보면 확실히 아이는 부모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자랄 때 훨씬 행복해하고 안정감을 느낀다. _185

자녀를 키우다보면 서로에게 신경 쓸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모든 신경이 아이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배우자와 단둘이 보낸 시간을 기억하는 사람이 놀라울 정도로 별로 없다. 그 시간은 그들이 지금까지 포기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_p188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배우자에게 좀 더 신경을 기울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는 부모로서 보내는 시간보다 부부로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러니 2인 1조로 즐길 수 있는 기술을 되도록 많이 터득해두자. 언젠가는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_p191

 

평생 함께 하기위해 도움받을 수 있는 것들

우리는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선생님”을 찾는다. 그것이 인터넷이든 오프라인이든 주변 지인이든 간에 갈증을 해소 시켜줄 수 있는 사람을 말이다.

하지만 결혼생활에 대한 상담이나 교육에는 인색한 것 같다.
나 또한 결혼당시 이러한 교육프로그램이나 상담 프로그램 광고를 보게 되었는데 중요하게 생각치 않고 그냥 지나쳤던 것 같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잘 생각하지 않는다. 부부 관계도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한다.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잠자리도 하고, 같이 시간을 보내면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_p253

그리고 결혼생활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선뜻 상담사를 찾아가지도 않을 것 같다.
누군가에게 우리관계가 문제 있다는 것을 알리기 싫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어떻게하면 서로를 위해 배려하고 좋은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는지 배웠다.
그렇다고해서 우리가 오늘부터 싸울 때 저 위의 이론을 적용할 수 있을까?

아마 이 책을 읽은 직후라도 싸우게 된다면 예전 싸움습관처럼 돌아갈 것이다.
“이론과 실전”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실에는 “감정”이라는 변수가 존재한다.

서로에 대한 갈등이나 혐오, 미움이 통제가 되지 않을 때, 제 3자 입장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위기의 결혼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능력이 정말 필요한 순간, 다시 말해 상대에 대해 온통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는 위기의 순간에서는 정작 그 능력을 발휘 할 수 없어요. _p257

꼭 지금 당장 문제가 있어야만 상담을 받는 것이 아니다.
현재 문제가 없더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 조금씩 서로에 대해 불만을 가진 경우가 많고 이것이 쌓여 나중에 큰 불화가 되기 전에 미리 방지차원에서 상담을 한번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헤어짐이 다는 아니다

함께 사는 것에 대해 지쳐갈 때 우리는 최종 종착지로 ‘이혼’을 선택하게 된다.
더 이상 나아질 것 이라는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물리적 위협이 있는 상태라면 당장 헤어져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서로에 대한 노력과 상담을 통해 관계는 개선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이혼을 하더라도 자기 삶에 대한 만족도는 크게 변함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혼한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는 이혼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높지 않았다. 반면 이혼하지 않은 부부들은 5년 전에 있었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경우에도 이혼하지 않은 사실에 만족해 했다. _p274

 

읽고 나서

이 책은 내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결혼관’에 어느정도 일치하는 주장을 하고 있어 반가운 부분이 있던 책이였다.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풀기힘든 문제는 “인간관계” 이며 그 중에서 “부부”간의 문제는 더 어려운 것 같다.

가장 가깝지만 어쩔 땐 너무 멀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에게 닥칠 위기의 순간들을 미리 예습한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복잡미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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